FUJIFILM | FinePix S5Pro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15sec | F/9.0 | 0.00 EV | 30.0mm | ISO-800 | Off Compulsory | 2011:08:02 21:42:57
'소중한 날의 꿈'을 관람하고 주인공 '오이랑'의 실제 연필로 그린 그림을 얻었다. 내친김에 극 중 음악들이 좋아 O.S.T까지 사 버렸다. CD 안 산 지 꽤 된 것 같은데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지갑을 열게 하였다. 물론, 음악들도 좋지만 '소중한 날의 꿈' 작품 자체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구매한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오랜만인 것 같다. 극장에서 성인을 위한 국산 애니메이션이 개봉되는 광경. '토종 애니메이션'이라 불리는 '소중한 날의 꿈'이 장장 11년이라는 시간을 거쳐 탄생하였다고 한다. 대략 2000년도부터 소중한 날의 꿈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는 이야기. 오랜 시간동안 기다려온 사람들도 있겠지만 난 이 작품이 완성되어 세상에 태어날 때까지 그런 사실 자체도 모르고 관람하였다. 알고 지낸 상태에서 관람했다면 더욱 감동했을 텐데 조금은 아쉽다.
아무튼, 감상평부터 이야기하자면
'좋다. 그냥 좋다'
좋은 이유는 생각보다 대단치는 않다.
아무리 화려한 작품이라 하더라도 스토리가 좋지 못하면 B급 영화나 마찬가지이기에 스토리의 비중을 두지 않을 수는 없다.
하지만 이 작품의 스토리는 아이러니하게도 기억에 뚜렷하게 남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흐지부지 마무리된 결말 부는 그다지 인상적이지 못하기까지 하다.(어디까지나 개인적인 평가이지만..) 그럼에도 이 작품이 특별했던 이유는 뭘까?
'작화'
'그림체에서 화려함을 버렸다.'
'하지만 절대 허접하지 않다.'
'오히려 뜯어 보면 소름 돋게 치밀하기까지 하다.'
'허물어짐 없이 밸런스가 좋다.'
'어디서도 본 적은 없지만 너무나도 친숙하다.'
거기에 철저한 고증을 거쳐 작품의 배경인 77년도의 느낌을 최대한 살렸고 적절한 로케이션 답사를 통해 사실감을 더했다. 그 시절을 겪었던 사람들은 추억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효과를, 겪지 않은 사람들은 그 당시의 풍경을 상상해보며 만끽할 수 있을 정도로. '이 기분 좋은 그림들이 태어나기 위해 얼마나 오랜 시간과 공을 들였을까?'라는 생각을 해 보면 11년이란 시간이 이해가 간다.
잠깐, 오랜 시간 동안 만든 작품이라는데, 정말 '소중한 날의 꿈'은 과연 11년 전부터 내가 극장에서 본 그 모습을 갖춰나가기 시작했던 것일까?
진실은 제작진들만 알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NO라고 본다. 늦게나마 찾아본 '소중한 날의 꿈'의 중간과정은 내가 상상했던 그 과정들과는 달라도 너무나도 달랐다.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다면 모를까 그렇지도 않았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실망하지는 않았다. 최종적으로 좋은 결과물이 나온 상태이니까.
시대적 배경 표현은 완성작과 비슷할지 몰라도 작화의 부족함은(특히 캐릭터) 요만큼의 매력조차 느낄 수 없었다. 과한 표현일 수도 있지만, 나름 신경 쓴 것 같은 배경마저도 캐릭터의 작화 덕분에 '구색 맞추기'에 가깝다는 느낌마저 든다. 전문가도 아니면서 감히 한 작품의 평가를 칼로 자르듯 할 수는 없겠지만... 힘겹게 '제패니메이션'을 벗어나기 위해 애쓰는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개성이 가장 돋보여야 할 작품인데 그게 없다는 뜻이다.
몇 컷의 그림 가지고 푸는 썰이 아니다. 2009년 당시 공개되었다는 위의 트레일러 영상만 보더라도 그 이상의 것을 느낄 수 없었다. 이대로 개봉했다면 과연 관람했을까? 아마 관람은 했을 것이다. 하지만 기억에 그리 남는 작품으로 기억되진 않았을 것 같다.
위의 영상은 데모에 가까운 트레일러가 아닌 완성판(?)의 예고편이지만... 몇 번을 돌려보며 비교해봐도 같은 작품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은 무리에 가깝다. 참으로 다행이란 생각이(?) 들고 또 들게 된다.
여담이지만 '소중한 날의 꿈'의 목소리 연기는 탁월했다. 성우 기용에도 '매우 유명하지 않은' 연예인을 택한 것은 정말 현명한 판단이었던 것 같다. 아마 전문 성우를 썼다면 그 연기에 오히려 이질감을 느꼈을지도 모르고, 유명 연예인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면 좀 따분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느 정도 연기력을 가진 신선한 목소리를 썼다는 점은 엄청나게 만족한다.
결과적으로는 과거의 아쉬웠던 점들을 과감히 버리고 '연필로 명상하기'는 짧은 시간에 '새로운 것'을 만들어 냈다. 놀라운 점은 뒤집어 엎은 기간이라는 것. 11년이라는 제작기간의 1/3에 가까운 시간 동안에(실은 더 짧겠지만) 기존의 2/3를 버리고 '새 작품'에 가깝게 느껴질 만한 작품이 탄생했다. 캐릭터뿐만 아니라 스토리라인이나 캐릭터의 컨셉, 특징 등 세세한 부분까지도 꽤 변경된 것 같다. 공개된 자료들로만 본다면 위에 언급하였듯 그냥 '다른' 작품이다.
과거의 '소중한 날의 꿈'을 무조건 깎아내리는 것은 아니다. 그 2/3가 없었으면 지금의 '소중한 날의 꿈'은 아마 없었을 테니까. 그리고 그 과정을 거치지 않고서 현재의 '소중한 날의 꿈'이 나왔을 것 같지도 않다. 작품이란 것이 원래 태어나기까지 한 번에 뚝딱 나오는 법은 없을 테니...엎고, 세우고...다시 엎고 세우고... '연필로 명상하기' 스튜디오에서도 얼마나 고심 끝에 모험했을까 싶다. 정말 오랜 시간 학수고대하며 만들어 온 작품일 텐데 제작하는 당사자들은 오죽했을까.
그렇게 두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해 준 이 작품... 하지만 흥행에 크게 성공하진 못한 것 같다. 어렵사리 배급사도 겨우 구했다는데... 제작비용만 해도 엄청 들었을 것 같은 이 작품, 정말 마음이 아프다. 많은 사람들이 극장에서 이런 작품을 즐기러 올 날은 과연 올까? 잘 모르겠지만 꼭 왔으면 좋겠다. 흥행해야 이런 작품들을 또 볼 수 있을 테니까...
주1) 그림과 그림체 등은 물론 퀄리티라는 개념을 더해 '작화'라는 단어를 사용하였음
주2) 써 놓고 보니 이게 뭘 말하고 싶어서 쓴 글인가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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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년 트레일러는 처음보네요. 정말 짧은 시간에 멋지게 뒤집어낸 것 같아요. 흥행에 관한 건 정말정말 아쉽습니다 ㅠㅠ
2011/08/11 00:42 [ ADDR : EDIT/ DEL : REPLY ]저도 보고 나서 알게 된 사실입니다 ㅎㅎ 오랜 시간 준비했다지만 워낙 조용하게 나온 경우라;;
2011/08/13 21:42 [ ADDR : EDIT/ DEL ]